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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나는 사건의 전말을 알았다.

 

나는 울 수 밖에 없었다.

 

눈앞의 남자와 기억 속의 여자가 보낸 슬픈 과거.

 

 

 

내가 모르던 가족의 이야기.

 

모든 것이 가슴에 꽂혀 눈물이 흘러넘친다.

 

나는 그저, 그저 슬펐다.

 

 

 

[그럼 이만.]

 

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멀어져간다.

 

[이제부턴 어쩔 생각이야?]

 

 

 

내 질문에 남자는 발을 멈춘다.

 

[나한테는 처음부터 수호령 따윈 없었어. 내 몸은 스스로 지켜왔지. 하지만 이제 능력은 봉인한다. 내가 너를 괴롭혔던 것처럼, 이번에는 내가 괴로워할 차례지. 이제 너와 다시 만날 일도 없어. 내가 갈 곳은... 여동생과 아버지가 기다리는 지옥 뿐이야.]

 

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.

 

 

 

나는 레스토랑 화장실에 돌아와 있었다.

 

눈물에 젖은 얼굴을 씻으며, 나는 남자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.

 

"내가 갈 곳은... 여동생과 아버지가 기다리는 지옥 뿐이야."

 

 

 

그 가족에게 구원이란 없는걸까.

 

한번 길을 벗어난 인간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건 불가능한걸까.

 

나는 인생무상을 느끼고 있었다.

 

 

 

화장실에서 나와, 나는 가족이 기다리는 테이블로 향했다.

 

행복한 광경이다.

 

그 가족은 이런 광경을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것일까.

 

 

 

내 가슴은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다.

 

[야, 뭘 멍하니 있는거야.]

 

누나의 목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린다.

 

 

 

[아, 미안해. 뭐 좀 생각하느라.]

 

[아까 전부터 계속 휴대폰에 전화가 오고 있잖아. 받으면 안되는 전화인가 싶어서 말은 안했지만...]

 

나는 휴대폰을 보았다.

 

 

 

부재중 전화가 5통이나 찍혀 있었다.

 

존이었다.

 

무슨 일이람.

 

 

 

나는 존에게 전화를 걸었다.

 

[여보세요. 형씨?]

 

[그래, 무슨 일이야, 존? 전화 여러번 했던데, 급한 일이라도 있어?]

 

 

 

[아뇨, 내가 형씨한테 급한 일이 있는 건 아닌데요. 사장이 빨랑 사무소로 튀어오래서.]

 

[사장이?]

 

나는 전화를 끊고, 가족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레스토랑을 뛰쳐나왔다.

 

 

 

사장을 기다리게 하는 것만큼 무서운 일도 없다.

 

전력으로 달려, 나는 사장이 기다리는 탐정 사무소에 겨우 도착했다.

 

[무... 무슨 일로... 헉... 헉... 부르셨나요, 사장... 헉... 헉...]

 

 

 

사장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끈다.

 

[헉헉대지마, 기분 나쁘니까! 호흡 좀 정리해, 이 멍청아!]

 

내 눈앞에는 물 한컵이 쓱 나온다.

 

 

 

[형씨, 마셔요.]

 

존이었다.

 

[아... 고마워, 존.]

 

 

 

존은 상냥하게 미소지었다.

 

존이 준 물을 단번에 마시고, 나는 호흡을 정돈했다.

 

[이제 됐냐? 우선 이 서류 좀 읽어봐.]

 

 

 

사장이 건낸 서류를 본다.

 

거기에는 "내정 통지서" 라고 적혀있다.

 

[이게... 뭔가요, 사장?]

 

 

 

난데없는 채용제안에 나는 당황했다.

 

[보면 모르겠냐? 너를 우리 회사에 채용하겠다고. 너 아직도 실업자지? 내가 너를 고용해주겠다 이말이야.]

 

사장의 말에 놀라, 나는 존을 바라봤다.

 

 

 

존은 웃는 얼굴로 따봉을 날렸다.

 

[네? 아니, 감사하긴 한데! 근데... 뭐, 뭐가 어떻게 된건가요, 사장? 갑자기 이게...]

 

[당황스러운가 보네?]

 

 

 

사장은 요염하게 미소짓는다.

 

[사실대로 말하자면, 네 적이었던 그 남자가 부탁한 거야.]

 

[그 남자가요?]

 

 

 

나는 놀랐다.

 

그 남자가 사장한테 무슨 부탁을...?

 

[나도 놀랐어. 우리 회사 계좌에 갑자기 천만엔을 보내더니, 너를 채용해달라고 사정사정하더라. 그나마 그게 최소한의 속죄라고 생각한건지... 아니면 네가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네. 뭐, 천만엔 정도 있으면 아무리 쌩신인이라도 일류까지 키워줄 수 있어. 나는 바로 OK했고. 이제 선택은 너한테 달렸지.]

 

 

 

나는 망설임 없이 [부탁드립니다.] 하고 고개를 숙였다.

 

[너한테는 영능력 재능이라고는 코딱지만큼 밖에 없으니까, 탐정으로 고용할거야. 먼저 말해두지만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야. 각오는 됐겠지?]

 

그렇게 말하며 사장은 미소지었다.

 

 

 

존도 웃고 있었다.

 

나는 탐정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.

 

내 이야기는 여기까지다.

 

 

 

탐정의 길을 걷기 시작한 내 앞에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있었다.

 

하지만 그건 고객의 이야기다.

 

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으니, 가볍게 털어놓을 수는 없지.

 

 

 

그 소동을 거치며, 나는 강해진 것 같다.

 

지금도 때때로 그 여자, 나나코를 떠올린다.

 

그녀는 아직도 어디선가 괴로워하고 있을까?

 

 

 

만약, 다시 그녀와 만날 수 있다면...

 

그때야말로 나는...

 

그녀를 도와주고 싶다.



출처: http://vkepitaph.tistory.com/1008 [괴담의 중심 - VK's Epitaph]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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